티스토리 뷰

티스토리 rainnee rainnee 라이프더보기 융 심리학 - 연금술과 심리학 제목1 본고딕 HTML더보기 1

어떤 꿈에서 나는 한쪽에 서 있고 많은 사람이 네모난 광장을 따라 왼쪽으로 걷고 있는데 그들이 긴팔원숭이를 다시 조립해야겠다고 말한다. 이 꿈속에서 네모난 광장은 연금술사의 작업을 상징하고, 무질서하게 놓인 주재료들의 덩어리를 네 가지 원소로 분해하는 것을 상징하고 있으며, 이 작업은 더욱 완전한 금속으로 재합성하기 위한 연금술사의 실험 준비 단계를 나타낸다. 광장에서 걷는 것은 재합성되어 나타난 금속을 상징하고 긴팔원숭이는 금으로 바뀌는 금속 물질을 의미한다. 물의 꿈은 연금술의 화주나 생명수의 재생력을 나타내고, 푸른 꽃을 찾아내는 꿈에서 꽃은 비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힘을 가진 '현자의 돌'이 만들어지는 곳을 상징한다. 금화를 바닥에 내던지는 꿈은 연금술사의 희망(완전히 합성된 물질을 만들어내려 희망)에 대한 조소를 표현한다. 환자가 수레바퀴를 끄는 꿈을 꾸면, 그 수레바퀴를 연금술사와 관련지어 이것이 비 물질을 변형하고 합성하기 위한 증류 작업 속의 순환 과정을 나타낸다고 융은 생각했다. 또한 융은 환자의 꿈에 달걀이 나타나면, 이 달걀은 연금술사가 작업을 시작하기로 하고 처음 손을 대는 최초의 금속을 나타내고, 다이아몬드는 연금술사가 탐내는 돌을 나타낸다고 해석한다. 환자가 어떤 꿈을 꾸든, 꿈속에서 환자가 자신의 문제나 지향점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상징과 중세의 연금술사가 연금술을 행하기 위해 사용했던 상징이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환자의 꿈을 특별하게 생각하여 연금술사가 사용한 도구나 물질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렇게까지 융이 심리와 연금술을 연관 지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융이 연금술에 관한 많은 문헌을 읽고 그에 관한 지식을 쌓았기 때문이었다. 이 연구를 토대로 융은 환자들의 노력이 중세 연금술사의 노력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자가 꿈속에서 자신을 스스로 개성화하고 통합을 달성하려는 것이 곧 연금술사가 물질을 변형하여 완벽한 물질을 얻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본 것이다. 융은 꿈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이미지가 연금술의 작업 및 도구와도 같으며 이는 보편적인 원형의 존재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티베트의 불교 만다라, 융은 격렬한 무의식 체험 이후 스스로 그린 원형의 그림을 '중심을 가지고 인간 마음의 우주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는 티베트의 만다라를 따라 '만다라'라고 불렀다.

또한 융은 아프리카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 걸친 인류학적 조사를 하며 원시 종족들의 신화에서 동일한 원형이 표현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원형은 고금의 종교나 예술에도 표현되어 있다. 이를 발견한 융은 “개인마다 원형적 체험의 표현 형식은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연금술의 상징과 같이 그들은 모두 일정한 중심적 유형에서 비롯하여 나타난 여러 가지 변형이며, 이 중심적 유형은 보편적이다.”라고 결론지었다. 융의 수많은 논문 중 ‘현대 신화’(날아가는 비행접시)의 상징에 관해 이야기하는 논문이 있다. 여기서 융은 비행접시가 실존하는지 아닌지를 증명하려고 하는 대신 “왜 많은 사람이 비행접시를 봤다고 믿는 걸까?”라는 의문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나간다. 이 의문에 대해 융은 역시나 꿈, 신화, 예술, 역사적 문헌을 참고삼아 날아가는 비행접시는 전체성의 상징이라고 말하며, 이것은 곧 빛을 내는 원반, 즉 '만다라'라고 한다. 그것은 다른 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무의식에서 지구(현존 세계)로 오며, 그 속에는 우리가 마주할 수 없었던 낯선 생물(원형)이 있다. 심리학자가 흥미를 가진 실재는 정신의 실재이며, 사실상 외계의 실재는 자연과학자의 관심사다. 하여 이것을 해석하는 융의 관점은 순전히 심리학적인 측면이다. 이 비행접시에 대한 관심은 특히 1950년대에 절정에 달했는데 융은 이것이 세계의 혼란과 대립의 결과였다고 말한다. 당시 사람들은 극한 냉전이 만들어낸 살얼음 같은 분위기와 국제 분쟁의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어 통합과 조화로운 세계를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는 새로운 상징을 생각해내거나, 이전에 있던 낡은 상징이 소생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불안정하고 비인간적인 시대에는 자신의 개성을 찾기 위해 점성술에 의지하는 사람이 생긴다거나, 동양의 종교나, 철학, 원시 종교 등을 통해 자신의 상징적인 표상을 찾고자 하는 등의 모습이 나타난다.

융에 따르면, 상징은 한밤중 꿈에 나타났든 대낮에 깨어 있는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든 간에 두 가지 중요한 목적에 사용되는데 그중 하나는 만족하지 않은 본능적인 충동을 만족시키려는 무의식의 시도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프로이트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으로 그 또한 충족되기를 바라는 욕구가 위장된 것으로 상징을 해석했다. 대낮의 생활에서 제지당하는 성적 욕구나 공격적 욕구 등은 꿈을 통해 여러 가지 상징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상징은 위장 이상의 것이다. 상징은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충동이 변형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렇게 발현되는 상징은 본능적인 리비도(자아)를 문화적 또는 정신적 가치로 돌리려 한다. 예를 들어 성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돌려져 예술의 한 형식인 무용이 되고, 공격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돌려져 경쟁적인 게임이 되는 것과 같이 문학이나 예술, 그리고 종교도 생물학적 본능의 변형이라는 것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견해이다. 하지만 융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무용은 성 활동의 단순한 대용품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하는 것과 같이 본능 에너지가 그 본래의 대상에서 대리 대상으로 가도록 만드는 수단에 그치는 것으로 상징이나 상징적 행동을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상징은 누구나 알고 있는 무엇인가를 덮어 감추는 기호가 아니다. 상징의 중요성은 그런 것이 아니다. 상징은 유추를 통하여 미지의 영역에 전면적으로 속해 있는 그 무엇이나, 혹은 앞으로 속할 무엇인가를 해명하려는 시도이다.” 이 발언에 융의 상징 이론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참고 문헌]

융 심리학 입문, 캘빈 S. 홀, 버논 J. 노드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