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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은 개인의 태도와 기능의 패턴이 먼저는 타고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 인생 초기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타고난 태도와 기능의 모습이 어린이와 가장 많은 시간 접촉할 수밖에 없는 부모 또는 그 밖의 외부적인 어떤 요인 사회적 영향에 의해 수정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같은 부모 아래 태어난 아이라도 각각의 성격유형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이 부모의 유형과 비슷하거나 같을 수도 있고, 상반될 수도 있다. 다를 경우 가족으로부터 받는 압박이 어린이의 성격 유형을 바꾸도록 강요하는 모양새가 되는데 이 강도가 크게 나타날 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향적 감각 유형의 어머니가 내향적 사고유형의 딸을 자신과 같은 유형으로 만들고자 할 수도 있고, 내향적 사고 유형의 아버지가 외향적 감정 유형의 딸이 자기와 같은 성격이길 바라 그것을 바꾸려고 할 수도 있는데 이처럼 개인의 타고난 근본적인 성질을 바꾸려고 하는 노력은 어떤 경우에도 해롭게 작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융은 부모가 실제로 아이의 태도와 기능 패턴을 바꿀 만큼 과도하게 영향력이 있을 때 아이는 미래에 신경증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융은 자신이 타고 난 성질 쪽으로 발달하는 어린이의 성향과 권리를 충분히 존중하고 이를 잘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자녀에게 모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모와 자식 간 발생하는 대부분의 갈등을 서로 성격 유형들을 용납하지 않는 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융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기별로 특정한 성격 유형이 더 호감을 얻고 선호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외향적 유형, 특히 사고 및 감정의 외향적 유형을 높이 평가했던 20세기 전반기에는 내향적 유형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 그렇기에 20세기를 살아가는 내향적 유형의 사람들은 사회적 모멸감을 지고 살아가는 것이 일반이었고, 내향 자가 자신을 바꿔 사회적으로 환영 받는 '건강한' 외향만의 유형이 되도록 노력하다가 잘못된 역할을 하게 되고 그것이 좌절과 갈등 심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사회적 상황에 개의치 않고 내향성을 유지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끊임없이 사회와 대립해야 했지만 본성에 충실한 편이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더 좋은 처방이었다. 이러한 성격유형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라고도 하는 결혼 그리고 결혼에 이르게 하는 연애의 대상 또한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이 한데 묶일 수도 있고, 정반대의 유형의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이때 어떻게 가정을 보다 원만하게 안전하게 꾸려나갈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같은 성향의 사람과 연애와 결혼, 또는 반대 성향의 사람과 연애와 결혼 어떤 한 선택이 절대적으로 잘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내향적 감각 유형과 결혼한 외향적 사고 유형의 사람은 각자의 인격에서 등한시하고 무의식에 내재하여 있긴 하지만 등한시하고 억압했던 부분을 표현하고 있는 사람과 함께 살면서 나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가고 서로를 통해 대리만족하고 좋은 부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외향적 사고 유형의 남편이 자신의 내향성과 감정을 거부할 때 발생 할 수 있다. 일언 경우, 아내의 행동에 내향성과 감정이 나타나고 그것을 보고 느낄 때마다 항상 초조하고 불안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불행하게 될 것이다. 결혼한 후 상대의 성격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은 일이기에 서로의 유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타입의 사람끼리 원만한 결혼생활을 완전히 보장하기도 섣부른 판단이다. 두 사람이 의식적으로 같은 태도와 취미, 흥미를 갖고 있고 이에 따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룰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이 오히려 서로의 상위 태도와 상위 기능을 강화해 이외의 태도와 기능을 더욱 억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억압된 태도와 기능이 강해지고 응집되어 후에 폭발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으로 발현될 수 있으며, 비슷한 점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점들이 서로를 거스르게 할 수도 있다. 두 가지 태도와 네 가지 기능에 에너지가 균일하게 배분 되고 정신적으로 완전한 조화를 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모든 태도와 기능을 최대한 개성화하고 그 중 어느 것도 지나치게 억압하지만 않는다면 불균형을 최소한도로 막으며 각각 유형별로 발행하는 특정 형태의 신경증 또는 정신병을 막을 수 있다. 태도와 기능이 어느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지면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것이 융 학파의 일반적인 견해다. 관계를 맺을 때 서로가 인격의 모든 태도와 기능이 고루 발달하고 충분히 개성화된 상태에서 최선의 우정과 결혼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연애, 결혼뿐 아니라 성격 유형을 고려하여 직업을 선택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면, 내향성이 우세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고 외부 세계에 에너지를 쏟아야만 하는 외판원이 된다거나, 외향적 성격의 사람이 문서 작업을 하는 행정원이 되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감각 기능이 발달한 사람은 훌륭한 경찰관이나 소방공무원이 될 수 있지만 선생님으로서는 썩 좋지 못할 수도 있다. 직관 기능이 발달한 사람은 수선공이나 문제 해결사로 적합하지만 틀에 박힌 종류의 일은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감정 기능이 발달한 사람은 지속해서 추상적 사고를 해야 하는 일을 피하는 것이 좋고, 사고 기능이 발달한 사람은 감정적인 문제가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직업은 피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이런 모든 사항을 고려하고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상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사회적 압력과 열어주면 영향 때문에 자신의 성격 유형과 반대되는 직업을 선택하기에 이르는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자신의 정신적 안녕을 희생하며 이런 생활이 지속될 경우, 정서장애 또는 정신질환의 희생자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여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실로 모든 사람이 교훈 삼아 인생에 동반해야 할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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