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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의식의 세계

인간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정신의 세계 곧 무의식의 세계가 있다. 무의식은 나의 일부이지만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부분이기에 낯선 세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 무의식의 존재를 모호하게 감지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프로이트를 기점으로 이 무의식의 세계를 인정하고 탐구하는 방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프로이트는 정신의학자로 자신이 돌보는 신경증 환자들을 보며 무의식의 경험에서 병의 원인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발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론을 발전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정신분석'이다.

2. 정신분석과 무의식의 관계

정신분석은 인간의 무의식을 분석하여 정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이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이라는 분야의 학문적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던 사람이었고, 정신분석을 단지 신경증 치료법이라고 정의하기 보다는 정신 속 무의식 체계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프로이트의 직업은 의사였다. 해서 이 정신분석의 출발은 신경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나 정신분석의 본질은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 간 관계를 통해 인간의 정신과 문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살펴볼 때 인간의 정신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분열되어 있다는 점, 무의식은 의식으로 출현하고자 에너지를 분출한다는 것, 의식은 무의식을 억압한다는 점을 생각하며 접근해야 한다. 프로이트는 이 세 가지를 기본 삼아 인간의 개별적 행동, 질병, 도덕, 종교, 예술과 같은 모든 사회현상을 포함하여 인간의 활동을 설명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현재의 명언이 되어 사람들의 입에 회자하는 것과 같이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를 때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내가 알고 있는 동기와 내면의 동기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가끔 행동의 진정한 동기는 내가 모르는 미지의 영역 즉 무의식의 세계에 있는 경우가 있다. 이곳은 본인 정신의 일부이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낯선 땅이다. 프로이트 정시 분석이 등장하기 전에는 사람의 정신은 본인이 의식하는 범위로 믿었기 때문에 '인간의 정신 = 의식'의 관계가 성립되었다. 하지만 정신분석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인간의 정신은 의식적인 부분 외에도 무의식이라는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주장한다.

정신은 마치 호텔에 여러 방이 있는 것과 같이 무의식과 의식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독자적인 방으로써 각각의 방에 아무 영향력이 없는 호텔 방과는 다르게 정신 속 의식과 무의식의 방은 서로의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무의식은 의식의 영역에 출현하기 위해 돌진한다. 의식의 방에 진입에 성공하면 의식은 무의식의 사건을 알 수 있는데 그 사건을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발현 물'이라고 불렀다. 이것의 대표적인 표출은 말실수, 꿈, 신경증인데 정신분석은 이 무의식의 발현 물들을 조사하면서 무의식을 발견해가는 것이다.

가면을 쓴 채 의식의 방에 나타나는 무의식의 형태, 꿈



가면극에 나오는 진짜 배우는 가면에 본래 얼굴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실제 배우가 누구인지 관객은 알 수 없다. 이처럼 무의식의 욕망이 의식의 방에 들어온다면 의식은 그것을 바로 인지할 수 있겠지만 무의식은 가면극에 등장하는 배우같이 위장한 채로 의식의 방에 진입한다. 의식은 무의식의 사건이나 욕망이 의식의 영역으로 침입하는 것을 싫어하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억누르는 성향이 있는데 이처럼 의식은 무의식에 체류하는 체험, 욕망 등이 의식되지 않도록 억누르고 이는 무의식의 심리 과정을 의식이 알지 못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무의식이 그대로 의식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억압의 과정에서 무의식은 그것을 피해 위장한 채로 의식의 영역에 진입하게 되는데 그러기에 무의식의 발현 물은 의식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예를 들어 꿈은 잠자는 동안 무의식이 가면을 쓰고 의식의 방으로 들어오면서 생긴다고 생각하면, 꿈을 군사람은 그 꿈을 기억하고 진술할 수는 있지만 그것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평소에는 잘 기억하던 이름이나 장소가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실수라고 변명해 보지만 프로이트는 이것 또한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작용 결과물임을 밝혀냈다. 또한 프로이트는 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보여주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꿈을 그저 개꿈이라 치부하고 개의치 않아 하는 반면 특정 나라 또는 문화권의 사람들은 꿈을 하나의 예언으로써 인식하기도 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꿈은 진짜가 아닌 진짜가 위장된 형태이고 그것의 진실을 위해 하나하나 그 위장을 벗겨 가는 것(해석)이 곧 무의식을 드러내는 꿈의 해석이다.

3. 프로이트의 연구 사례

프로이트가 의사였던 만큼 그의 연구는 환자들을 기반으로 한다. 프로이트가 다루는 신경증은 신경증 중에서도 의식과 무의식의 갈등에서 일어나는 신경증인데 이는 정신 내부에서부터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신 신경증이라 부른다. 보통의 신경증은 끔찍한 사건을 경험하는 등 외상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런 신경증이라면 내부적 심리 갈등이 없기에 치료를 위한 무의식 탐구가 필요하지 않다. 프로이트는 정신신경증 증상을 무의식적 성적 욕망 충족이 대체물이라고 이해하는데 특정 성적 욕망이 좌절되었을 때 사람은 학문이나 예술 종교와 같은 전혀 다른 성격의 정신활동 또는 성도착 행위이나 다른 연애 대상 등과 같은 대체물을 찾게 된다.

신경증 환자는 증상을 개발해서 그것을 통해 성적 만족을 얻으려 하는데 정작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프로이트는 성의 개념을 넓게 확장해 사용하는데 그는 인간의 성생활 연구는 성의 개념을 새로 파악하지 않으면 증상과 성의 관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그의 전제하에 진행되었다. 프로이트는 마치 올챙이가 개구기라 되는 과정을 거치며 완전한 성장을 이루듯 인간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는 과정 중 성생활이 굉장히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 나타나게 됨을 밝혀내며 성생활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충동이 이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실수, 꿈, 신경증, 성생활의 공통점은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관계를 통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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