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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심리학 - 인생의 단계

rainee0 2022. 6. 6. 00:23

인생의 단계, 출생부터 죽음까지

인격의 발달은 일생 끊임없이 변하는 연속적 과정이지만 융이 '인생의 단계'라고 부르는 중요한 고비가 몇 차례 있다. 셰익스피어는 이를 일곱 단계로 묘사했고, 융은 네 단계로 구분한다. 먼저는 아동기이다. 이 단계는 출생부터 우리가 사춘기라고 부르는 성적 성숙기까지의 기간이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의식적 자아가 있어야 하는데 어린아이는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출생 후 몇해 동안은 어린이에게 아무 문제도 생긴다. 의식은 있지만 지각 또한 조직화 되어있지 않으며 어린이의 의식적 기억은 매우 유동적이기에 의식의 연속성이 없고 자기 정체성이라 불리는 감각이 존재하지 않는다. 초반 몇 해 동안 정신생활이 모두 본능적인 것에 지배받고 있기에 이 시기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고, 부모가 조성한 정신적 분위기 안에서 살아간다. 어린이의 행동 행동은 본능적 욕구에 의한 행동 외에는 무질서와 혼란 상태에 있다. 예를 들면, 시간에 따라 정기적으로 배고픔과 갈증, 배설, 잠자는 것 등 본능에 의한 질서를 가지고 살아가고, 이외의 것들에서는 부모가 질서를 잡아주게 된다. 아동기의 후반 단계가 되면 부분적으로 기억이 연장되고,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때 아이는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일인칭으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부모의 닫힌 세계 또는 심리적 자궁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아동기의 다음 단계는 청년기 및 성인기 초기이다. 이 단계는 사춘기에 접어들며 발생하는 신체적 생리적 변화로 나타난다. 융은 '생리적 변화는 정신적 혁명을 가져온다.'라고 하며 정신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이 시기를 '정신의 탄생기'라고 부른다. 이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수식받으며 본인에게도 부모에게도 감당하기 힘든 시기로 생각된다. 이 기간 동안 청소년들은 열성을 다해 자기주장을 하게 되고 정신은 여러 문제, 결정 사항, 요구에 대한 부응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는 시기이며, 사회생활에 다양하게 적응해 나가야만 하는 시기이다. 어린아이의 공상은 뒤로 하고, 실제적인 삶의 여러 문제와 요구에 직면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만약 준비와 적응과 자각을 잘하고 있다면 아동기에서 직업생활로의 이행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아동기의 환상에 매달려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개인은 여러 분제에 부딪히고 좌절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은 하겠지만 그 기대가 자신이 마주한 상황과 맞지 않을 때, 지나치게 큰 기대를 가질 때, 지나치게 낙관적 또는 비관적이거나, 직면한 문제를 얕잡아 볼 때 그 기대가 무너지고 좌절하게 된다. 제2단계라고도 불리는 청년기 시기에는 직장이나 결혼 같은 외적인 일과 내적(정신적) 문제가 같은 정도로 발생한다. 융은 성적 본능에서 기인한 정신적 균형의 붕괴나 극단적 과민성과 불안정에서 생기는 열등감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 시기는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구축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결단을 내리고, 직면하는 무수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자신 그리고 가족을 위해 물질적인 만족을 누릴 수 있도록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단계는 서른다섯 살에서 마흔 살 사이에 끝나게 되는데, 개인은 외적 환경에 대해 적응기에 이르는 시점이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본인이 속한 사회에서 안정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 시기에 물론 좌절, 실망, 불만이 따르겠지만 이 시기가 어떻게 구축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에 비교적 안정된 삶을 보낸 지 아닐지를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후반기라고도 할 수 있는 중년기는 새로 적응해야 할 특수한 문제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이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청년기에 외향적인 가치로 아주 쏠려있던 에너지를 이제는 새로운 가치로 돌려야 하고, 이에 맞춰 자신의 생활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청년의 시기가 다 지난 다음에서야 새로 인식해야 할 가치가 무엇일까? 융은 이를 정신적 가치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항상 정신 속에 잠재해 있지만 사회적 활동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청년기의 삶에서는 이것에 크게 관심 갖기가 어렵기에 외향적이고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그 안에서 자아실현을 하고자 대부분의 시간을 쓰게 된다. 청년기에 확립해 놓았던 가치에서 이제는 새로운 통로로 정신 에너지를 전환하는 문제는 어려운 도전이며, 이 도전을 극복하지 못하면, 청년기의 성공적으로 보였던 삶을 살았다고 여겨질지라도 나머지 인생이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가치전환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생기는 문제는 인생에서 정열과 모험심이 상실되고 그 의미도 상실하게 된다. 이전에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외향적인 가치들 (물질적인 가치를 포함)이 시시해 보이고, 인생이 공허하고 무의미하게 다가오며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그들이 젊은 날 추구했던 목적을 이미 실현했고, 그동안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쏟았던 에너지가 위축하며 가치 상실로 이어지고 이것이 인격에 구멍을 만들게 된다. 이 구멍은 낡은 가치 대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그 구멍을 고쳐야만 치료가 가능하다. 융은 이 시기에 이른 개인들은 물질주의적 관념을 넘어 개인의 지평을 정신적, 문화적 지평을 확대하고, 명상과 같은 활동을 통해 내전 존재를 체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이 시기를 벗어나 사람은 노년기에 이르고 이는 죽음을 맞이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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